좋은만남교회

완결도서 모아보기

[예수와 권세들] [수난을 넘어서] [원복]
[문명의 위기와 기독교의 새로운 대서사] [기독교인이 읽는 금강경]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gods_name.jpg

2장  폭력과 정체성 (3)


(이어서) 종교는 또한 신뢰를 창조한다. 장거리 무역 상인들은 상호적 신뢰를 발전시켜 종교적 형제애를 창조하였고 합의에 대한 증인들로서 신들에게 호소했다. 종교윤리학이 가진 권위에 대한 존중, 충성, 거룩함에 대한 인식 등의 풍부한 자원이 세속적 윤리학보다 포괄적이고 두터운 도덕성을 제공한다. 종교인들이 더 도덕적이라는 말은 아니지만, 도덕성이 더 풍부하며, 신성함에 대한 심리학은 집단을 함께 묶어주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에서 가장 강한 사회적 자본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은 종교적 공동체들인데, 이런 태도는 종교적 믿음보다는 오히려 종교 공동체의 멤버십과 연관된다고 본다. 또 세계 전역에서 종교 집단의 출산율이 더 높은 것을 보아 종교가 공동체를 장기간 지속시키는 힘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종교는 사회적 구조의 형이상학적 토대였고 정치질서의 기초였으며 왕, 통치자, 파라오 같은 국가의 우두머리는 신이거나 신의 아들, 신들과 소통하는 중재자로 종교의 우두머리였다. 
우리가 집단들 사이에서는 공격적이지만 집단 안에서는 이타주의를 실천하는 것은 인간이며, 사회적 동물로서 집단 안에서 생존하고 번창하기 때문이다. 이 평형 상태에 종교가 들어오는 유일한 이유는 낯선 사람들을 정서적, 행동, 지적, 영적으로 교제할 수 있게 연결함으로 신뢰문제를 해결하여 큰 규모의 집단을 창조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고안된 가장 강력한 세력이기 때문이다. 폭력은 정체성과 집단생활과 상관되지 종교 자체와는 상관없다. 종교는 다른 어느 세력보다 집단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탱시켜주고 내부의 폭력을 금지한다. 외부의 폭력 위협에 대해서는 맞서며 충돌과 전쟁 상태에 개입할 수 있을 때는 개입하지만 직접적 상관은 없다.
폭력이 정체성과 상관된다면 왜 정체성을 없애지 않고 그들과 우리로 나누는가?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던 스가랴 같은 예언자적 유토피아의 꿈을 실현하려는 세 차례의 시도가 있었다. 첫 번째는 바울의 기독교였다. 기독교는 세계를 하나의 신앙으로 개종시키려 했던 가장 성공적인 종교로 오늘날 인구의 1/3이 기독교인이다. 그러나 민족들은 계속 존재했고 세상을 개종시키려는 비유일신론 신앙, 다른 유일신 신앙인 이슬람이 등장했다. 기독교는 서방과 동방교회, 가톨릭과 개신교로 분열했고 이슬람은 수니파와 시아파로 분열했다. 분열의 결과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십자군, 지하드, 거룩한 전쟁, 시민들 사이의 내전이 벌어졌다. 이런 역사 때문에 사람들은 종교가 폭력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악화시킨다고 믿게 되었다.
두 번째 시도는 19세기 유럽의 계몽주의였다. 이성, 철학, 과학이라는 보편적 진리가 믿음과 도그마(교조)에 의해가 초래된 분열을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이 생겨났다. 그러나 이성의 시대는 낭만주의로 이어졌고, 민족과 종족의 옛 신들을 다시 소환했다. 19~20세기를 거치며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이끈 민족국가, 스탈린으로 대표되는 전체주의 이데올로기, 유태인학살을 초래한 인종이 종교를 대체하며 새로운 정체성으로 등장했지만, 수천만 명이 죽었다. 그 이후로는 종교 철폐가 평화의 전제라는 주장이 힘을 잃었다.
보편주의자들에 의한 두 번의 시도와 달리 세 번째는 집단을 완전히 철폐함으로써 정체성을 없애버리고, 대신 개인을 왕좌에 앉게 하려는 시도였다. 오늘날 서양은 역사상 가장 개인주의적이다. 중심 가치는 윤리적으로 자율성, 정치적으로 개인의 권리, 문화적으로는 포스트모더니즘, 종교적으로는 ‘영성’이다. 우상은 자기, 아이콘은 셀피(셀프 카메라)이고, 작동 체계는 자유시장과 탈이데올로기적이며 관료 중심인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민족적 정체성 대신에 우리는 지구적 코스모폴리타니즘(세계시민주의)을 갖고 있고 공동체 대신에 플래쉬 몹(사전에 서로 미리 약속을 해놓은 사람들끼리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행동을 하고 유유히 사라지는 놀이 중 하나)을 갖는다. 우리는 더 이상 순례자가 아니라 여행자들이며, 우리가 누구이며 왜 여기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 (계속) 
?

  1.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4장 희생양 (2)

    4장 희생양 (2)  (이어서) 프로이트는 부족의 여성을 아버지가 독점한 것에 대해 분개한 자녀들이 연합하여 아버지를 살해한 것이 역사 이전 시대의 일차적 폭력이었고 이에 대한 자녀들의 죄의식이 하나님, 즉 죽은 아버지의 음성이 양심의 소리로서 자녀들...
    Date2023.04.15 By좋은만남 Views11
    Read More
  2.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4장 희생양 (1)

    4장 희생양 (1)  우리는 서로 혐오하기에 충분한 종교를 갖고 있지만, 서로 사랑하기에 충분한 종교는 갖고 있지 않다. - 조나단 스위프트 이슬람계 언론의 많은 기사가 유대인에 대한 혐오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일정한 패턴에 따라 ...
    Date2023.04.08 By좋은만남 Views7
    Read More
  3.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3장 이원론 (4)

    3장 이원론 (4)  (이어서) 도덕이 패배하는 첫 단계는 종족학살의 서막인 비인간화이다. 종족학살 범죄자들은 그 대상이 자신과 인간성을 공유하지 않으며 바퀴벌레나 기생충, 암같이 어떤 방법으로든 멸절시켜야 할 대상으로 본다. 멸절수용소에 있던 나치 ...
    Date2023.04.01 By좋은만남 Views6
    Read More
  4.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3장 이원론 (3)

    3장 이원론 (3)  (이어서) 정신분석학파는 분리와 투사 과정을 강조했다. 사람이 성숙하면 자기나 자기 가족이 착할 수도, 나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어리거나 인격 장애가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에는 선과 악을 두 차원에서 함께 보는 통합...
    Date2023.03.25 By좋은만남 Views6
    Read More
  5.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3장 이원론 (2)

    3장 이원론 (2)  (이어서) 페르시아의 통치는 알렉산더 제국의 통치로 이어졌고 다시 로마의 통치로 이어졌으며 많은 유대인이 그리스화 되었다. 바로 이런 시점에, 아마도 기원전 125년경에, 제사장 집단 하나가 예루살렘을 떠나 사해의 쓸쓸한 광야에 살면...
    Date2023.03.18 By좋은만남 Views5
    Read More
  6.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3장 이원론 (1)

    3장 이원론 (1)  그가 짐승, 해충, 벌레가 될 때까지 / 그의 온갖 특징을 과장하라./ 그 배경에는 옛날 옛적부터의 악몽들,/ 곧 악마들, 귀신들, 악의 앞잡이들로 채워라. / 네 원수의 모습이 완성되면, / 너는 죄의식 없이 죽일 수 있게 되고 / 부끄럼 없이...
    Date2023.03.11 By좋은만남 Views9
    Read More
  7.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2장 폭력과 정체성 (4)

    2장 폭력과 정체성 (4)  (이어서) 처음 만나는 이런 문명 질서를 이해하는 유일한 길은 종교를 대체했던 민족주의, 공산주의, 인종이라는 대체물이 실패한 끔찍한 트라우마에 비춰보는 길이다. 우리는 1970년대 이후 개인주의의 욕구불만 시대를 살아가고 있...
    Date2023.03.04 By좋은만남 Views7
    Read More
  8.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2장 폭력과 정체성 (3)

    2장 폭력과 정체성 (3)  (이어서) 종교는 또한 신뢰를 창조한다. 장거리 무역 상인들은 상호적 신뢰를 발전시켜 종교적 형제애를 창조하였고 합의에 대한 증인들로서 신들에게 호소했다. 종교윤리학이 가진 권위에 대한 존중, 충성, 거룩함에 대한 인식 등의...
    Date2023.02.25 By좋은만남 Views6
    Read More
  9.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2장 폭력과 정체성 (2)

    2장 폭력과 정체성 (2)  (이어서) 우리가 잠재적으로 폭력적인 이유는 한정된 자원을 놓고 다른 집단과 경쟁하고 살아남기 위해 집단을 형성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집단 간의 폭력이 집단 내부의 연대감과 응집력을 키우고 다른 외부 집단에 대한 ...
    Date2023.02.18 By좋은만남 Views3
    Read More
  10.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2장 폭력과 정체성 (1)

    2장 폭력과 정체성 (1)  그렇다면 인간이란 이 무슨 키메라(사자의 머리, 염소의 몸, 뱀의 꼬리를 한 불을 뿜는 괴물)인가! 얼마나 새로움이며, 괴물이며, 혼돈이며, 모순덩어리며, 불가사의인가! 모든 것을 판단해볼 때, 미천한 벌레, 진리의 보물창고, 불...
    Date2023.02.11 By좋은만남 Views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