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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이원론 (2)


(이어서) 페르시아의 통치는 알렉산더 제국의 통치로 이어졌고 다시 로마의 통치로 이어졌으며 많은 유대인이 그리스화 되었다. 바로 이런 시점에, 아마도 기원전 125년경에, 제사장 집단 하나가 예루살렘을 떠나 사해의 쓸쓸한 광야에 살면서, 하나님이 악의 세력과 싸우는 우주적 전쟁에서 악의 세력들을 물리침으로써 역사가 끝나는 날을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초기 기독교인들의 인지 부조화는 더욱 심했다. 초대교회 교인들은 메시아가 도래했다고 믿는 유대인들이었으나 주류 유대교에서는 메시아를 인간의 조건을 변혁시킬 초자연적 존재로 보지 않았고 다윗 혈통에서 태어나 기름 부음을 받아 독립을 회복하고 백성들을 통일하여 평화의 시대를 시작할 왕으로 보았다. 그리고 예수가 죽은 후 신실한 사람들의 운명은 더 나빠졌다. 로마인들은 무자비했고 종교의 자유는 제한되었다. 유대인들은 반란을 일으켰지만 처참한 최후를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이방인 기독교인들로서는 그리스 사상에서 빌린 이원론적 관점에 따라 현재의 현상이 그림자에 불과할 뿐 실재하는 참된 세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쉬워졌다. 메시아는 그의 제자들에게 다른 세상에 관한 진리, 곧 비밀의 열쇠인 지식(영지)을 통해 우리 안에 존재하는 영의 영역에 관한 진리를 가르쳐 주었다는 것이다.
이원론을 배격하는 유일신교인 유대교와 기독교 안에 이원론이 들어온 것은 이 세상의 고난을 하나님의 역사라기보다는 악의 세력 탓으로 돌리는 것이 쉬워졌을 때였다. 유대교 안에서 살아남은 랍비 집단은 초대교회와 비슷하게 사랑과 용서가 우선함, 평범한 사람들의 선함을 믿었다. 랍비들은 이단적인 믿음을 배제하는 강력한 방법을 발견했다. 교회가 니케아 회의를 통해 교리를 성문화한 것과 달리 랍비들은 기도서를 통해 사상투쟁을 벌였다. 이원론을 가장 강하게 배격한 이사야의 선언, 즉 “나는 빛도 만들고 어둠도 창조하며, 평화도 만들고 악도 만든다.”라는 선언을 선택하여 ‘악’을 ‘만물’로 대체하고 공동체의 아침기도 첫 마디로 삼아, 지금까지 전통이 되었다. 이 기도를 하는 사람은 모두 이원론을 부정했고 유대인 주류 사상에서 사라졌다.
기독교도 마찬가지로 영지주의 복음서들을 배격했다. 2세기 중엽 마르키온은 구약성서의 하나님과 신약성서의 하나님이 서로 다른 두 신이며, 영지주의자들처럼 물리적 우주를 창조한 유대인의 하나님은 기독교의 하나님과 다르며 보다 낮은 존재라고 믿었다. 마르키온의 입장은 이단으로 배격되었고 이원론은 11세기에 카타리파 형태로 다시 나타났으며 13세기에는 십자군이 출동하였다. 온건한 형태의 이원론은 다시 나타나곤 한다. 기독교의 관점에서 구약의 하나님을 율법, 문자, 정의, 보복, 복수, 분노, 육신과 죽음의 하나님으로, 신약의 하나님을 믿음, 영, 용서, 은총, 관용, 사랑, 생명의 하나님으로 보는 것은 순전히 마르키온의 이단이다. 바울과 복음서들이 보여준 기독교의 본질은 구약성서의 하나님과 신약성서의 하나님이 똑같은 하나님이다. 그래서 구약성서가 기독교 정경의 일부분이다. 그럼에도 구약의 하나님과 신약의 하나님을 대조하는 책이나 논문은 지금도 계속 출판된다.
이원론은 다양하며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다. 플라톤의 이원론은 정신과 몸, 영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 사이를 구분하고, 신학적 이원론은 서로 다른 초자연적 힘이 우주 안에서 작동하는 것으로 보며, 도덕적 이원론은 선과 악이 우리 안에 있는 본능으로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병적인 이원론’은 인간 자체를 존재론적으로 둘로 나누어, 철저하게 나무랄 데 없이 선한 사람과 구제할 수 없을 정도로 악한 사람으로 나눈다. 우리는 그 둘 중 하나로서, 구원받고 선택받은 사람 중 하나이거나, 아니면 사탄의 자식, 악마의 제자라는 것이다. 마니교나 영지주의는 신에 관한 것이지만 병적인 이원론은 인간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더 문제가 많다. 자연적인 것에 대한 우리의 견해는 초자연적인 것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하나의 이원론이 다른 이원론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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