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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이원론 (4)


(이어서) 도덕이 패배하는 첫 단계는 종족학살의 서막인 비인간화이다. 종족학살 범죄자들은 그 대상이 자신과 인간성을 공유하지 않으며 바퀴벌레나 기생충, 암같이 어떤 방법으로든 멸절시켜야 할 대상으로 본다. 멸절수용소에 있던 나치 의사에게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의사가 어떻게 그런 짓을 했느냐고 물으니 “인류를 위해 썩은 충수인 유대인을 제거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나치는 유대인 학살 전인 1933년부터 1939년까지 유대인에 대한 연민을 없애기 위해 교과서, 이야기, 만화, 신문 잡지, 포스터, 영화, 학술잡지 등 다층적이고 정교한 노력을 통해 인간 이하의 존재로 만들었다.
두 번째 단계는 자행하려는 악에 대한 책임감을 넘겨줄 방법을 찾고 자신을 희생자로 정의하는 것이다. 그러면 종족학살도 단순한 자기방어 행위가 되고 책임은 그들에게 떠넘겨진다. 여기에는 서로 완전히 모순되는 두 가지 생각을 강조해야 한다. 하나는 '지배자 민족'이라는 거창한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사면초가에 몰린 '무고한 희생자'라는 자기 연민의 피해망상이다. 이원론자는 전능함과 희생자라는 역설적 감정을 결합하는 경향이 있다. 히틀러는 1차 대전에서 자신들이 패배한 원인을 미국, 영국, 공산주의에 돌리면서 이들의 공통분모가 유대인이라고 주장했고, 만일 2차대전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유대인들의 잘못이며 독일은 유대인을 멸절함으로 세계에 복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희생자는 자신의 조건을 타인의 탓으로 돌림으로써, 현재 자기 상태의 원인이 자기 바깥에 있다고 보게 되어, 스스로 만든 덫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실제 고통과 가난, 질병, 패배를 허구적인 원인 탓으로 돌리기 때문에, 그 원인을 제거해도 그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걸 없애는 노력은 배가된다. 자기를 희생자라고 정의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타락시킨다. 인간 본능 중 가장 고귀한 것은 공통의 유대관계가 없는 이방인이라도 희생자라면 돕기 위해 손을 내밀고 함께 아파하는 자비심이다. 그러나 자기를 희생자라고 정의하는 사람은 호의를 상호 의존 환자로 둔갑시키며 병적인 행동 패턴을 강화한다.
세 번째는 이타주의적 대의명분을 내세워 악을 자행하는 단계이다. 히틀러 무리는 처음부터 자신의 과업을 ‘고귀한 인간 본성의 아름다움과 존엄성을 창조하는 원래 인종적 요소를 보전하는 일’이라며 도덕적이며 미학적인 관점으로 정의했고 ‘주님의 사역을 내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전쟁 선전이 효과적이었던 이유는 ‘거짓말이라기보다는 세계적 사건들에 대해 과대망상적인 패턴을 주입시킨’ 때문이다. 병적인 이원론은 자기를 확증하는 망상적이고 자기 폐쇄적인 세계를 만든다.
한 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우주 안에서 작동하는 모든 충돌하는 힘들을 한 분, 의로우신 하나님이 품어 안으신다는 뜻으로서, 그 하나님은 때로 정의로우시며 때로는 용서하시며, 때로는 율법을 가르치시며, 때로는 사랑을 가르치시는 분이라는 고백에서 유일신론의 도덕적 힘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하나님의 특성들을 분리하지 않을 때 유일신론은 인도적이 되며 문명화의 영향을 끼친다. 신학은 인간학을 창조한다. 첫 유일신론자들은 한 분 하나님을 통해 인간이 단수이며 혼자라는 것을 발견했다. 이원론이 외면화한 선과 악, 믿음과 공포, 보복과 용서를 유일신론이 우리 각자 안에 자리매김하며, 전쟁이 될 것을 영혼 안의 투쟁으로 내면화했다. 이것이 유일신론이 서양 문명에 기여한 선택과 의지, 자제와 책임이라는 조용한 도덕적 드라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등 성서의 인물들은 빛과 그림자를 가진다.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고(아브라함과 이삭) 아버지를 속이고 형의 축복을 가로채고(야곱) 화를 참지 못하고(모세) 간음한다(다윗). 성서가 이런 것을 감추지 않는 것은 가장 훌륭한 인물들조차 완벽하지 않으며 존재감 없는 이들조차 공로가 없지 않다는 것을 가르치려는 이유이다. 이것이 진정한 인간성 보호이다. 이원론에는 여러 형태가 있고 세상을 이해하는 근본적 방법의 하나지만, 병적인 이원론은 끔찍한 살육을 초래하는 이타주의적인 악으로 인도한다. 유대교와 기독교는 사해두루마리와 나그함마디 문서의 이원론적 세계관을 배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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