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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희생양 (1)


우리는 서로 혐오하기에 충분한 종교를 갖고 있지만, 서로 사랑하기에 충분한 종교는 갖고 있지 않다. - 조나단 스위프트

이슬람계 언론의 많은 기사가 유대인에 대한 혐오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일정한 패턴에 따라 정확하게 유대인들을 목표로 삼은 공격이 자행된다. 그런 공격들은 유대인이 거의 없는 국가에서 벌어진다. 흔히 이슬람주의자들이 유대인을 공격하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시온주의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셈족에 대한 반대라는 새로운 현상이다. 반유대주의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어떤 현상보다도 혐오의 심리학적 역학과 사회적 역학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세상의 권세들, 국가들, 이해관계들 사이의 정상적인 충돌을 넘어서는 충돌에서 무엇이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게 돕는다. 반유대주의가 나타나는 것은 세계질서가 붕괴할 위험에 처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경고이다.
오늘날 아랍 세계와 이슬람 세계는 유대인 혐오로 넘쳐난다. 오늘날 이슬람에서 반유대주의가 보여주는 특징은 2930년대 독일에서의 반유대주의와 세 가지 면에서 서로 연결된다. 첫째로 강박관념이다. 1935년 뉘른베르크 법으로 유대인의 시민적 권리를 박탈하자 그들에게는 친구도, 힘도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자 히틀러는 유대인들이 너무 막강해서 세상을 좌지우지한다고 안심하고 비난하였다. 사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문제는 유대인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국내 문제들이었다. 이집트. 시리아, 파키스탄 등에서 벌어지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세속적 민족주의 정부의 무능함에 반대해 일어난 새로운 이슬람주의 운동들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반유대주의의 길을 걸었다.
두 번째 측면은 비이성적이며 자기 모순적인 성격이다. 독일에서 유대인들이 혐오의 대상이 된 것은 그들이 부자였기 때문이고 가난했기 때문이며, 자본가들이었기 때문이며 또한 공산주의자들이었기 때문이다. 히틀러는 유대인들이 미국과 소련을 좌지우지한다고 선동했다. 이는 완전히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다. 무슬림 성직자가 유대인들이 ‘이라크에서 참수 행위’를 자행한다고 말하지만, 이라크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 몇 외에는 유대인들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1940년대에 14만 명의 유대인이 살았던 바그다드에 2003년에는 20명뿐이었다. 유대인에 의한 이라크 참수는 상상력이 꾸며낸 이야기이고 누구나 거짓말인 줄 알고 있다.
세 번째 특징은 그것이 새롭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기독교 이전 시대부터 유대인들에 대한 적대감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그렇지 않다. ‘반유대주의’는 오래된 것이 아니고 용어 자체는 1987년에 독일의 언론인이 만들었다. 중세 시대에 유대인들이 혐오의 대상이 된 이유는 종교 때문이다. 그러나 19세기에는 유대인들이 종족 때문에 미움을 받았다는 것이 새로운 것이다. 이슬람은 유대인들을 멸시하기는 했지만 혐오하지는 않았다(B. S. 루이스). 멸시를 당한다고 죽임을 당하지는 않지만, 혐오의 대상은 죽임을 당한다. 새로운 반유대주의를 형성한 신화가 이슬람에 들어온 것은 외부 세계로부터였지 본래의 것은 아니다. 이런 적대감은 새로운 변종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짐승과 같은 범죄를 저지르도록 만드는 구체적인 문화 형태는 고대 이란과 그리스의 신학적 이원론의 돌연변이인 병적인 이원론이다. 병적인 이원론이 독일에서 등장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였다. 오늘날 이런 이원론이 이슬람주의자들의 담론을 주도하고 있다. 원초적 이원론인 영지주의자들은 폭력적이지 않았다. 이원론 종교인 마니교 신봉자들은 오히려 박해받았고 쿰란 종파와 영지주의 기독교인들은 주류사회로부터 은둔하였다. 그렇다면 이원론자들을 병적인 이원론자들로 둔갑시킨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프로이트의 연구에 많은 영향을 받은 문화인류학자인 르네 지라르는 인습적 지혜를 뒤집어 종교가 폭력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이 종교를 생기게 만든다고 주장하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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