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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이타주의적인 악 (2)


(이어서) 나치 전범들은 증오심이 아니라 정부의 명령에 충실한 얼굴 없는 관료들이었으나 오늘날의 테러리스트들은 자신의 범죄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비디오와 소셜미디어 기술을 이용하며 꾸란에서 금지한 행동을 하면서도 양심의 가책도 받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다’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이처럼 정신병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을 냉혹한 살인자들로 둔갑시켜, 어린 학생들, 원조 기관의 활동가들, 기자들과 기도하는 사람들을 학살하는 이 치명적인 현상에 ‘이타주의적 악’이라고 이름 붙인다. 높은 이상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거룩한 대의를 위해 자행하는, 우리가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종류의 악이고, 종교나 국적, 인종 때문에 약하고 무고한 사람, 아이들과 노인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는 악이다. 
이타주의적인 악에는 특별히 종교적인 것이 없다. 나치, 스탈린 마오쩌둥, 폴 포트 등이 벌인 집단학살은 과거 잘못들에 대한 복수, 불의를 바로잡고 국가의 명예를 회복시키거나, 세상에 평등과 자유를 가져올 사회질서를 확립하겠다는 목적으로 자행되었다. 역사에서 거대한 악들이 자행되는 이유는 낭만적인 것으로 묘사된 황금시대를 회복하기 위해, 사람들이 위대하고 심지어 거룩한 대의라고 간주하는 것을 위해, 자신들과 타인들의 목숨을 기꺼이 희생하려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들이 하나님의 일을 수행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유토피아에 대한 꿈이 지옥의 악몽으로 둔갑하는 방식이다.
종교와 폭력의 관계에 대해 첫째, 종교가 폭력의 주요 원천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1,800개의 전쟁에서 10% 미만의 전쟁만 종교와 연관이 있다는 조사가 있고 무력 충돌의 40% 정도만 종교가 사소한 역할을 했을 뿐이다. 두 번째로 종교는 폭력의 원천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테러리스트들은 자신들의 전쟁이 사탄과의 전쟁이라고 정의하지만 불신자들을 향한 살인은 논리적이지도 평화적이지도 않고 자신들의 관점에 지나지 않는다. 세 번째로 그들의 종교는 폭력적이지만, 우리의 종교는 폭력적이지 않다는 주장은 전형적인 자기 집단 중심의 편견을 보여준다. 몇 개의 실험은 자기 집단 사람들이 다른 집단보다 더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들과 마찬가지로 집단 역시 자긍심이 필요하며, 또한 자신들의 우월감에 맞춰 사실을 해석한다.
냉전이 끝난 1989년 이후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그 자리를 대신하며 종교 이후의 세상에 대한 비전을 꿈꿨다. 대규모 종교전쟁이 끝난 17세기, 과학과 철학에서 지식 세속화가 이루어졌다. 18세기에는 미국혁명과 프랑스혁명을 거치며 정교 분리를 통해 권력의 세속화가, 19세기에는 문화의 세속화가 이루어졌다. 1960년대에는 도덕의 세속화가 이어져 전통적 윤리 규약들 대신 개인, 자율성, 권리와 선택이 무제약적으로 신성하다는 신념이 대체되었다. 20세기 말에 이르러 대부분의 세속주의자는 종교가 반박되어야 하며, 없어도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주를 설명하는 것은 성서가 아니라 과학이며 인간의 운명을 통제하는 것은 거룩한 제의가 아니라 기술이라는 것이다. 치료를 위해서 기도 대신 의사가, 종교적 위안 대신 항우울제가, 고해성사 대신 심리치료가 기능을 대신하고 록 콘서트와 스포츠 경기가 초월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속주의자들은 호모 사피엔스가 의미를 찾는 동물이라는 점을 망각하고 있다. 현대의 가장 위대한 제도들은 삶의 의미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과학이나 기술, 시장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여기에 있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에는 답할 수 없으며 민족, 인종, 이데올로기 같은 현대의 대체물은 여전히 인간을 희생제물로 요구하고 있다. 돌아온 종교는 가장 공격적이며 적대적인 형태로, 주님의 원수들과 전쟁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으며, 타락한 시대를 끝장내고 하나님, 진리, 신의 뜻에 대한 순종이 최종적으로 승리하는 묵시종말 시대를 가져올 준비가 됐다고 믿는 종교 형태이다. 오늘날과 같은 포스트모던 세계에서 자유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은 급진적이며 정치화한 종교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며 그런 종교가 바로 이 시대의 이타주의적 악의 얼굴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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