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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정의의 보편성, 사랑의 특수성 (4)


(이어서) 하나님은 형상이 없으시므로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말은 역설이며 모순에 가깝다. 하나님은 자신을 ‘나는 내가 되고자 하는 자다’라고 밝히신다. 그래서 범주화를 초월하시고 저항하신다. 인간도 저항한다. 창세기 1장은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다고 하는데 9장은 다른 사람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다고 한다. 1장은 인간의 탁월함(당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라)을 말하지만 9장은 살인 금지를 선포한다. 자연에 대한 정복을 허락받은 인간은 그 힘을 사용해서 다른 사람들을 정복하려고 했고, 그 결과는 폭력과 살인이었다. 타인에 관한 창세기 9장은 자기에 관한 1장을 뒤집는다.
나의 모습(형상)과 같지 않은 사람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이라는 하나님과 노아 사이 언약의 기초는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분을 공경하기 위해서 모든 문화에게 보편적으로 요구된다.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테러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인간을 희생시키는 것은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이다. 성서의 독특한 구조-정의의 보편성과 사랑의 특수성 사이에서 무게 중심을 어디에 놓느냐에 따르는 긴장 관계-는 우리의 공통적 인간성과 종교적 차이성 모두를 종교적으로 표현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방법이다.
유일신론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생애를 보자. 그는 우상을 깨뜨리지도, 다신론자들에게 도전하지도 않았으며 새로운 종교운동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낯선 믿음과 종교적 관행을 가진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윤리, 거룩함의 기준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소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매우 담대하게 간구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견해를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그에게서 특별한 신앙적 모습을 보았다. 그는 자신의 믿음에 충실하게 사는 방법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던 것이지, 다른 사람들을 강제하거나 촉구하지 않았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믿음과 상관없이 그들에게 복이 되려고 노력했다. 이것이 21세기에 필요한 길이다. 
아브라함의 자녀가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현존이 어디에서 나타나든 그 현존에 개방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성서는 사람들을 그 겉보기와는 전혀 다르게 판명한다. 다말은 창녀가 아니었고 룻은 외국인이 아니었다. 아브라함을 방문한 세 인물은 인간이 아니라 천사들로 판명되었고 대수롭지 않았던 소년 다윗은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왕이 되었다. 그런 믿음에서 생겨나는 윤리적 명령은 타자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흔적을 찾으라는 명령이다. 하나님은 우리와 같은 사람들에게만 국한된다고 절대 믿지 말라. 그분은 우리 집단 안에 살고 계시지만, 우리 집단 너머에도 살고 계신다. 
성서는 이방인들이 유대인들보다 더 종교적이라고 분명하게 묘사하는 경우들도 있다. 도망치는 예언자 요나가 히브리어 다섯 단어로 된 메시지를 전하자 니느웨의 온 백성이 회개한다. 이 본문은 일 년 중 가장 거룩한 대 속죄일에 읽히며 거룩한 민족이라는 유대인들의 자부심을 무색하게 만든다. 이것이 히브리 영성의 이중적 구조가 일으키는 일이다. 히브리 성서에 나오는 보편성과 특수성 사이의 독특한 변증법은 우리가 폭력 없는 정체성을 가지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하나님은 비록 우리의 하나님이시지만, 또한 모두에게 다가가시는 하나님이시다. 보편성과 특수성의 두 가지 언약 형태 모두를 인식하는 믿음만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하나님의 형상이 현존할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은 공통성과 차이성 사이에서 살아간다. 우리가 완전히 다르다면, 우리는 서로 소통할 수 없고, 완전히 닮았다면,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부족주의 세상은 항구적으로 전쟁하는 세상이고 보편주의는 구원받은 자들과 저주받은 자들로 나눌 위험이 있다. 만일 십자군, 테러리스트, 종교재판관, 지하드의 하나님이 또한 그들의 희생자들의 하나님이시기도 하시다면, 어찌할 것인가? 하나님은 무한하지만, 유한한 인간은 그 ‘만일’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의 믿음이 아무리 완전하더라도, 그것 너머에 계신 하나님의 무엇이 있으며, 그 무엇은 하나님만 아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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