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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정의의 보편성, 사랑의 특수성 (1)


민족 갈등과 문명 충돌이 벌어지기 시작하는 세게에서 서양 문화의 보편성에 대한 서양인들의 믿음은 세 가지 문제에 봉착했다: 그것은 틀렸으며, 비도덕적이며, 위험하다… 제국주의는 보편주의의 필연적인 논리적 귀결이다. - 새뮤얼 헌팅턴

도대체 왜 하나님은 특정한 누군가를 선택하셨을까? 왜 모든 인류가 아니라 이삭, 야곱, 아브라함의 이스라엘을 선택하셨을까? 유대교는 이방인 세계의 특수성과 기독교, 이슬람의 보편성 가운데 끼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기독교는 한 분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거룩한 성서를 빌려왔고, 이슬람은 성서의 이야기들과 예언자들을 빌려왔다. 그러나 기독교와 이슬람은 창조주와 우주의 주권자로서의 하나님의 보편성과 언약의 특수성, 곧 처음에는 아브라함과 맺고 그 다음에는 모세, 이스라엘 백성과 맺은 언약의 특수성 사이를 구별하는 가장 독특한 특징 하나는 빼놓고 빌려왔다. 히브리서에서는 폭력 문제를 근본적 관심사로 삼고 있다. 가인이 벌인 첫 살인은 세배와 관련된다. 이처럼 종교와 폭력 사이의 연결성은 처음부터 뚜렷하다. 홍수에 대해 성서가 제시한 이유는 ‘땅이 폭력으로 넘쳐났다’라는 창세기 6:11에서 찾을 수 있다. 폭력은 창세기의 중심 주제이다. 하나님은 폭력 때문에 인간 창조를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하셨다.
우리는 앞에서 서로 다르다는 것에 기초한 정체성과 병적인 이원론 때문에 인간이 폭력적이라는 것을 살펴보았다. 한 분 하나님을 섬기는 기독교와 이슬람은 하나의 궁극적인 정체성만 있다고 믿기 때문에 서로 충돌하고 있다. 한 분 하나님, 하나의 진리, 하나의 길이라는 원리는 다른 사람과의 평화 거부하게 한다. 계몽주의는 과학과 철학이라는 이성이라는 보편성은 기독교를 대체하려고 하였지만, 한 세기 후 민족주의와 인종차별주의, 공산주의, 두 번의 세계대전, 대량 학살이라는 반작용으로 되돌아왔다. 또 개인을 위해 집단의 지배권을 빼앗는 서구 세계의 시도는 사회의 원자화, 전통 가족의 붕괴, 공동체의 해체와 민족적 정체성의 상실로 나타났으며 그 반작용이 종교적 극단주의였다.
성서는 창세기 6~11장의 홍수와 바벨탑 이야기를 다룬다. 홍수 세대는 도덕적으로 실패하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 언어의 사용을 전제하는 바벨 이야기의 분위기는 한가롭다. 그들은 파괴가 아니라 건설을 계획했고 성서도 그들의 죄가 무엇이었는지 분명하게 밝히지는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은 바벨 사건 이후에 아브라함을 부르셔서 역사에서 완전히 새로운 장을 시작하게 하신다.
사실 홍수와 바벨 이야기는 보편성 없는 정체성과 정체성 없는 보편성이라는 전혀 다른 두 대안에 관한 이야기이다. 토머스 홉스는 안정적인 통치자, 효율적인 정부, 강력한 법률이 없어 사람들이 영구적이며 폭력적인 혼돈 상태로 희소한 자원을 놓고 ‘모두가 모두에게 맞서 전쟁’하던 ‘자연 상태’를 말하는데 이것이 홍수 시대를 이해하는데 적절하다. 모두를 다스리는 법의 지배가 없을 때, 세상은 폭력으로 넘친다는 것이다. 바벨탑 이야기는 이와 반대되는 현실을 탐구한다. 바벨 이후 인류가 많은 언어로 나뉘어졌다는 언급은 인류가 70개 민족으로 나뉘었고 각자 나름의 언어를 가졌다는 창세기 10장의 설명과 대립한다. 바벨탑 이야기가 나오는 창세기 11장의 언어의 통일성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강요된 것이었다. 네 자두 시리아 제국이나 이집트의 정복자들은 피정복 지역 백성에서 자신들의 언어와 이념을 강요하여 패권을 드러내고자 했다는 역사적 증거가 많다. 따라서 바벨 이야기는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이고 정복을 통해 사람들의 정체성과 자유를 빼앗는 제국을 표상한다. 홍수가 질서 없는 자유에 관한 이야기라면, 바벨과 이집트는 자유 없는 질서에 관한 이야기다.
창세기 11장은 제국이 작은 나라들을 정복해서 그들에게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강요함으로써, 사람들이 각 민족과 개인의 본래 모습을 존중해야만 한다는 하나님의 소망을 깨뜨렸다고 고발하는 것이다. 바벨탑 이야기 마지막에서 하나님이 그 건설자들의 ‘언어를 혼란하게’ 만드실 때, 하나님은 새로운 현실을 만드시는 것이 아니라 옛 현실을 회복하시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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