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완결도서 모아보기

[예수와 권세들] [수난을 넘어서] [원복]
[문명의 위기와 기독교의 새로운 대서사] [기독교인이 읽는 금강경]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조회 수 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onlysky.jpg

철학_ 8. 내버려 두기



인간은 매우 사회적이고 모방하는 존재로, 모방을 통해 교육하고 언어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다. 그 후 당대의 가치, 신앙, 전제 등을 비판 없이 즉각 수용함으로써 모방성은 평생 계속된다. 지난 20년 동안에는 새로운 통신, 정보, 엔터테인먼트 기술을 받아들이는 경향의 동등한 교육을 통해 고도로 사회화되었다. 전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그렇게 돼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인간에게 ‘자기 사회화’에 대한 강력한 동력이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소속되고 통합되기를 원하지만, 뜻하지 않은 장애물을 만난다. 가장 좋을 것 같은 상황에서 인간들 속에 있는 제멋대로이고, 자기 과시적이며 파괴적인 경향을 보게 된다. 인터넷은 훌륭한 발명이지만, 그 안에서 해커, 가짜뉴스, 바이러스, 사기꾼이 판을 친다. 구급차와 소방차는 누구나 호출할 수 있지만, 절반이 장난전화이고 이메일의 90%는 쓰레기들이다. 우리는 우리를 평화롭게 하는 제도와 규칙을 구축하고 지키고 싶어 하면서도 규칙을 어기고 파괴하려는 마음도 강하다.
그럼에도 우리가 워낙 사회적인 존재들이라서 가족, 마을, 교회, 동호회 등 이상적 이고 가장 친밀한 관계 속에서 행복을 얻으려 한다. 그러나 흔히 그 안에서 서로 갈등하는 파벌, 권력 다툼, 중상모략, 집단 따돌림 등으로 분열돼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실망한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학문 집단과 종교 집단에서 가장 심하다. 샤르트르는 ‘지옥은 다른 사람들이다’라고 했다. 사람들이 서로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냉담하며 서로를 혐오하게 될 위험이 큰데, 종교공동체는 이런 면에서 특히나 지옥 같다. 삶의 불확실성, 죽음의 확실성, 모든 가치의 불안정성에 직면한 우리가 극도의 불안과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근심 걱정 때문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이익을 얻고자 노력한다. 다른 사람에 대한 권력과 권위를,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인정 혹은 존중을 원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면서도 나를 과소평가하는 것처럼 보이고 사회는 우월적 지위와 인정을 얻기 위해 벌이는 ‘모두에 대한 모두의 전쟁’이 돼버렸다. 모두가 자신을 불의의 희생자라고 여긴다. 서로를 '형제'라고 부르는, 가장 이상적으로 보이던 단체가 최악인 경우로 드러나는 일은 흔하다. 첫 살인자도 형제였다.
외관상 완벽해 보여 모든 사랑과 지지, 존중을 줄 것 같은 공동체에 참여한다고 우리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먼저 종교에 관한 질문을 각자가 혼자서 다뤄야 한다. 종교에 관한 질문은 나의 삶에 관한 질문이다. 나 자신을 포함해 모든 것이 우발적이며 비영구적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모든 사람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지만, 그때까지는 내가 내 삶의 주인이다. 그리고 그 삶을 사랑하고 최대한 잘 살아냄으로 공동 세상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 우월적 지위나 인정은 애쓴다고 얻어지지도 않으며 그런 욕망은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고도로 상호의존적인 유기적 사회에서 예정된 역할을 완수하는 것으로 만족을 찾으려는 신중세주의나 사회주의의 꿈은 이제 무의미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법에 의해 통치되는 열린 사회이고 그 안에서만 개인적 공간, 종교적 표현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각자가 스스로 종교에 관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라는 데 필요한 개인적 공간을 가진다면, 우리는 우월적 지위, 인정, 존중 없이도 이웃을 태양같이 사랑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종교가 정치보다 우선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삶과 개인의 종교적 자유, 표현의 자유로, 태양처럼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구속하지 않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먼저 상황을, 두 번째로 사람들을 내버려 두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면 사랑할 준비가 된 것이다. 꽉 짜인 유기적이고 완벽한 사회가 우리를 구원하지 못한다. 또 모든 형태의 민족중심주의, 국가주의, 종교에 대한 배타적인 헌신을 혐오해야 한다. 대신 우리는 정말로 자유로운 사회를 기대해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개인적인 영성의 공간을 가질 수 있고, 스스로 종교에 관한 질문을 할 수 있으며 창의적으로 될 수 있다. 
?

  1. [원복] 둘째 길 어둠을 벗삼기, 떨쳐버림과 받아들임 : 비아 네가티바 VIA NEGATIVA (부정의 길) [마당 11] 비움 : 이미지를 떨쳐버리고 침묵을 받아들임

    둘째 길 어둠을 벗삼기, 떨쳐버림과 받아들임 : 비아 네가티바 VIA NEGATIVA (부정의 길) 종교는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 의지력을 사용하는 금욕주의로 비아 네가티바를, 고행으로 명상을 대체했다. 죄에 몰두하는 과장된 타락/속량론은 인간의 죄스러움만을 ...
    Date2021.08.14 By좋은만남 Views62
    Read More
  2. [원복]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6]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에서 보는 죄·구원·그리스도 : 성령신학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6]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에서 보는 죄·구원·그리스도 : 성령신학 종교가 정치와 무관하다는 사람은 종교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Date2021.12.25 By좋은만남 Views27
    Read More
  3. [원복]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5] 자비 : 상호의존과 에로틱 정의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5] 자비 : 상호의존과 에로틱 정의 우리 자신이 가난하고 상처받고 고생하는 이들과 떨어진 것이 오늘날 종교생활의 문제 가운데 하...
    Date2021.12.18 By좋은만남 Views13
    Read More
  4. [원복]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4] 자비 : 상호의존과 경축과 에로스의 회복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4] 자비 : 상호의존과 경축과 에로스의 회복 한 가지는 확실하다. 오늘날 사람은 사로잡혀 있음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아직 희망이 ...
    Date2021.12.11 By좋은만남 Views31
    Read More
  5. [원복]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3] 아나윔의 영성 : 여성론자, 제3세계, 평신도 등 억압받는 이들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3] 아나윔의 영성 : 여성론자, 제3세계, 평신도 등 억압받는 이들 억압받는 이들은 주림으로부터의 자유만이 아니라… 창조하고 구성...
    Date2021.12.04 By좋은만남 Views29
    Read More
  6. [원복]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2] 성령의 예언자적 부름을 신뢰함인 믿음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2] 성령의 예언자적 부름을 신뢰함인 믿음 인간 영혼에 관심 있노라고 고백하면서 영혼을 흠낼 수 있는 사회·경제적 조건에는 관심 ...
    Date2021.11.27 By좋은만남 Views22
    Read More
  7. [원복]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1] 새 창조 : 지구 문명을 창조중인 하느님의 모상들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의 새 창조계는 새로운 눈으로 죄스럽거나 불의한 관계가 바로잡힌, 고쳐지고 다시 온전해진 우주로, 지혜, 경축, 놀...
    Date2021.11.20 By좋은만남 Views25
    Read More
  8. [우리 위에는 하늘뿐] 철학_ 9. 불가능한 사랑

    철학_ 9. 불가능한 사랑 칸트는 인간이 빠지기 쉬운 특정한 매력적 환상이 있다고 주장함으로 현대철학의 전통을 시작했다. 칸트의 비판적(치유의) 철학은 환상에서 깨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봄으로 치유하고 적정한 한계 안에 머물도록 돕는다. 하지만 종...
    Date2024.03.23 By좋은만남 Views1
    Read More
  9. [우리 위에는 하늘뿐] 철학_ 8. 내버려 두기

    철학_ 8. 내버려 두기  인간은 매우 사회적이고 모방하는 존재로, 모방을 통해 교육하고 언어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다. 그 후 당대의 가치, 신앙, 전제 등을 비판 없이 즉각 수용함으로써 모방성은 평생 계속된다. 지난 20년 동안에는 ...
    Date2024.03.16 By좋은만남 Views1
    Read More
  10. [우리 위에는 하늘뿐] 철학_ 7. 삶의 한계

    철학_ 7. 삶의 한계  내가 "삶의 한계"라고 부르는 것에는 플라톤과 표준 기독교 교리가 깔려 있다. 플라톤은 영원하고 필연적인 진실의 세상, 모든 것이 흠이 없고 완벽하고 기준이 되는 불변하는 존재의 세상인 저 위의 "보이지 않는 세상"과 일시적이며 ...
    Date2024.03.09 By좋은만남 Views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