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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예수와 권세 투쟁 (4)


◆ “내 이름은 레기온이다”       (이어서) 가버나움 회당의 안식일 모임을 배경으로 하는 마가복음의 첫 번째 축귀 에피소드에서 귀신은 예수가 하나님의 대리자이며 축귀가 하나님 나라를 가져오는 광범위한 프로그램 일부로 모든 귀신 세력을 멸하는 것이라고 선언한다. 예수가 날카롭고 단순한 '나오라'는 명령으로 귀신을 쫓아낸 후 그 투쟁의 폭력성이 나타난다. 귀신을 쫓아내고 꾸짖는 행위의 단어는 사실 섬뜩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사역에서 예수는 '하나님의 거룩한 자'로서 하나님의 권세로 행동하며 민중을 사로잡고 있는 귀신의 세력들, 즉 이방인 정복자와 관련된 세력들을 물리치기 시작했다. 이는 예수가 가진 '권능'을 나타낸다.
초기 자료에서 예수는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서기관들로부터 귀신의 왕인 바알세불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고 비난받았다. 여기에서 지배자와 피지배들 사이의 대립이 나타난다. 바알세불은 고대 가나안 도시국가들에 의해 우주적 문명 질서의 권세로 섬겨졌지만, 이스라엘에서는 악령으로 취급되었다. 갈릴리 민중은 예루살렘 서기관들에 의해 반(半)이교도라 무시당했다. 예수가 보여준 권능은 예루살렘 성전의 정치적 종교적 권위자들에게서 승인된 것이 아니었기에 당연하게 바알세불을 대장으로 하는 귀신의 권세로부터 기인한 것이 되었다. 16~17세기의 마녀사냥도 이와 일치한다. 또 예수는 자신에 대한 비난에 대응하며 이스라엘 전통에서 표준적인 정치적 은유인 '나라'와 '집'을 이용한다. 예수에게 하나님 나라는 사탄의 나라/통치/벨리알/어둠의 관리/어둠의 통치자와 지속해서 투쟁하고 있었다. '집'은 통치자 가족 혹은 왕조의 일반적 은유였다. 사탄이 '사탄을 쫓아내' 스스로 멸망하는 길을 가는 것은 터무니없다. 예수는 사탄의 귀신들을 결박하였다.
예수 논증의 초점은 그의 축귀 안에서 사탄과 그의 졸개들인 귀신들이 제압당하고 패배했고 민중의 삶 속에서 행사하던 권세는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손을 힘입어 귀신들을 쫓아낸다면, 하나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했다"라는 말은 축귀를 새로운 출애굽으로 보여준다. 마가복음에서 가장 극적이고 폭력적인 '군대 귀신 들린 사람' 축귀는 '부정한 영들'과의 권세 투쟁의 정치적 차원을 보여준다. 군대 귀신은 조부모와 부모들이 로마 군대의 반복적인 정복들을 목격했거나 그 정복을 통해 살육당했던 그 지역의 구경꾼들은 그것이 실제 군대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며 또 파괴와 살육을 일삼는 수천 명의 중무장한 로마 군인들이 그들 가까이에 있었다. 식민지 민중이 겪는 억압의 원인이 로마 군대였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갈릴리 촌락과 인근 마을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로마의 레기온(군대'를 상상하게 된다. 예수는 레기온을 해산시켜 언덕의 돼지 떼로 들어가서 바다에 돌진하여 몰사하도록 했다. 이 정치적인 이야기는 듣는 이들에게 큰 힘을 북돋아 주었다. 로마 군대와 연관되는 이미지는 '뗴(군부대)', '해산', '돌진(돌격)' 등으로 계속 등장한다. 바다에 빠지는 것은 파라오의 군대가 빠져 몰사했던 출애굽의 기억을 상기시켰다. 레기온에 사로잡혔던 사람이 회복된 것을 본 사람들을 두려움에 빠뜨렸고 예수에게 떠날 것을 요구했다. 예수의 축귀는 억압의 구체적인 원인에 순응하도록 하는 수단들을 제거하며 감춰졌던 억압의 구체적 원인들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예수는 레기온 축출을 통해 민중을 사로잡았던 귀신의 권세/세력을 몰아내고 하나님의 통치를 수립했다. 귀신에게 사로잡힌다는 것은 구체적인 정치권력인 로마제국 통치에 상응한다. 귀신과 동일시되는 실제 역사 권력에서 벗어나는 것은 해방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위협적인 일이었다. 귀신들림은 보다 덜 문명화된 사람들 안에서만 발생하는 비합리적 현상이었고 일종의 마술이나 기적이었다. 예수와 민중은 귀신들림을 당연하게 여겼고 '부정한 영들'에 대한 축귀는 예수의 선교에서 중요한 사역 중 하나가 되었으며 하나님과 사탄 사이에 지속해서 일어나는 투쟁에 휘말려 나타난 '권능의 행위'였다. 하나님의 대리자인 예수는 악한 영들에게 '나가라'고 명령함으로써 민중의 삶을 회복하였다. 이 사실은 민중을 지배하는 로마 권력이 종말을 맞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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